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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스로 패배자라고 자책하면서도 나는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.

구르마8 2016. 1. 21. 11:09

스스로 패배자라고 자책하면서도 나는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. 빨리 치료를 받아 복직하고 싶었다. 의학 담당 기자로 내게 많은 도움을 준 입사 동기는 너무서두르지 마라. 당장 일에 복귀하기보다는 충분히 쉬면서 니 삶을 한번쯤 정리하는 계기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충고해줬다.

항암 치료를 받으며 나 역시 그게 좋다는 결론을 내렸지만, 막상 휴직을 결정했을 때는 내 인생이 끝난 것처럼 느껴졌다.

결과적으로 휴직은 잘한 선택이었다. 앞만 보고 달려온 나 자신을 추스르고 쉴 시간을 갖게 됐다. 암은 내 교만함에 대해 반성할 시간을 줬고, 인생 후반전을 앞둔 내게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는 계기를 만들어줬다.